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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황민규
<책은 망치다>, <독서가 필요한 순간> 저자

‘소확행’은 최근 가장 많이 들어본  단어 중 하나다.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주로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을 보고, 먹고, 즐기며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런 의문이 들었다. ‘소확행만으로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지만, 그에 앞서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 아닐까. 

말처럼 쉬우면 좋으련만,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찾아 비틀거린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걸까? 

과연 있기는 한 걸까. 

Written by 전민서  Photo by 이수연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다


황민규 작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을 통해 ‘행복’을 책 속에서 찾았다고 말한다. 누구든 책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럴까. 이토록 자신감 넘치게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에게는 어떤 깨달음의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최근 책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그의 본업은 가방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이다. 인터넷으로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해외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이토록 꾸준히 사업을 키워올 수 있었던 배경에도 책의 역할이 컸다.  

“사실 지난 30년간 건설업을 했었는데 회사가 부도가 났어요. 손에는 아무것도 없고 죽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 복권을 사봤는데 일주일간은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잖아요. 별거 다 해봐도 고통이 잊히는 건 잠깐이었어요. 하루는 갈 데가 없어서 도서관에 갔는데, 책을 둘러보다가 처음으로 잡은 책이 사마천의 

<사기>였어요. <자치통감>과 <십팔사략>까지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중국의 역사서들을 무작정 읽는 데 6개월이 걸렸어요. 그런데 점점 그 안에서 세상이 보이더라고요. 삶의 희로애락과 생사화복이 다 들어 있었어요. 6개월이 지났을 때는 새 삶을 살게 되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그때부터 미친 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책에 푹 빠져 지냈다. 하루에 10~15시간 책을 읽었고, 버스가 잠깐 멈추는 시간과 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저는 단 1분이 남더라도 책을 펴요. 그런 시간을 하루 동안 모으면 한 시간이 넘더라고요.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하나에요. 재미있으니까.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건 다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도 읽지 않는 이유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고, 책이 손에 없고, 의지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기한테 맞고 재미있는 책을 보는 게 좋아요. 저는 이렇게 10년 이상 책을 봤기 때문에 책에 대한 저만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황 작가를 책의 세계로 이끌어준 사마천의 <사기>에는 진시황을 도와 진나라를 세운 일등공신 ‘이사’라는 사람이 나온다. 하급 관리였던 그는 어느 날 화장실에 갔다가 날렵하게 도망가는 쥐 한 마리를 보게 된다. ‘그렇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데 미물인 너희들이 도망가야지’ 생각하며 곳간에 갔는데, 살이 쪄서는 도망가지도 않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쥐가 있는 게 아닌가. 이사는 그때 깨달았다. 쥐조차도 환경에 따라 변하는데 사람이라고 왜 변하지 않겠는가. 그날로 이사는 한양으로 올라가 공부하고 최고의 정승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각자의 환경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나를 어떤 환경에 두느냐에 따라 마음가짐도 삶도 모두 달라지기에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매 순간 점검해나가야 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사리판단이 분명해진 거죠. 예전에는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 했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사람이 통찰력을 얻게 되면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힘이 생기거든요. 그다음에는  그게 얼굴에 나타나요.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쁨과 행복함, 뿌듯함이 보이게 돼요. 잘 살아서 그런 게 아니고, 이제는 누구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얼굴에 표출되는 거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황민규 작가는 자기계발보다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지혜를 얻었고, 책을 통해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책은 망치다’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망치철학자 니체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저는 니체의 철학도 좋아하지만, 니체의 삶을 아주 좋아해요. 망치를 들고 세상의 모든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자고 얘기했거든요. 모든 사람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가 창의적이지 못한 건 익숙한 것만을 찾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책은 항상 내가 모르는 새로운 부분을 접하게 해주잖아요. 나를 깨고 나아가 사고력과 상상력을 만들어주는 데는 책만 한 게 없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거잖아요.”  

오프라 윈프리는 사촌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지만, 그때 그녀를 붙잡아준 것은 책이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를 25년간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책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썼을 뿐 아니라 책에서 희망을 얻는 방법을 전하고자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책을 소개한다. 그 책들이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걸 보면 많은 사람이 그 경험에 공감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일 테다.

“물론 책 몇 권을 읽어서는 책이 왜 좋은지 이해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남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책을 추천해주면서도 그 이유를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죠. 저는 <책은 망치다>를 통해서 책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다고 행복해지지는 않아요. 인간은 자유의지로 살아갈 때 비로소 행복해지거든요. 자유의지가 없다면 노예나 다름없어요. 나보다 행복한 사람, 돈 많은 사람의 노예가 되는 거죠. 그래서 책을 통해 생각을 깨는 사람이 자유의지를 갖게 되고, 삶을 바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독서를 결국 행복 찾기라고 말합니다.”


독서는 행복 찾기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지혜보다는  행복을 찾는 것이  진정한 독서다.


책 읽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


빌 게이츠, 에디슨, 마오쩌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책을 읽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지금도 다른 건 다 빼도 책 읽고, 생각하는 시간은 남겨둔다고 한다. 책을 통해 내면에서 어떤 경험을 했기에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는 걸까. 책을 읽은 후 삶에서 가장 변화한 점은 무엇인지 황민규 작가에게 물었다. 

“가장 큰 변화는 사리판단이 분명해진 거죠. 예전에는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 했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사람이 통찰력을 얻게 되면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힘이 생기거든요. 그다음에는 그게 얼굴에 나타나요.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쁨과 행복함, 뿌듯함이 보이게 돼요. 잘 살아서 그런 게 아니고, 이제는 누구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얼굴에 표출되는 거죠.”

그의 말대로 사람의 감정은 반드시 얼굴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책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대단한 도전을 생각하기에 앞서 누구든 실천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내면을 조금씩 채우고 나면 자연스레 세상으로 한발 더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세상은 계속 변하고, 인공지능 시대 또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인공지능 비서도 이제는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으니 말이다. 황민규 작가는 이럴 때일수록 작가의 힘에서 나오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작가의 지식과 상상력, 통찰력이 모두 담긴 10권짜리 <태백산맥>이 때로는 역사서보다 더 큰 힘을 가지는 것처럼.

“인간은 이제야 달에 인간을 보내지만, 이미 2000년 전에 토끼를 달에 보낸 사람이 작가거든요. 상상력을 통해 토끼가 달에서 방아를 찧도록 한 거죠. 저는 늦게나마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제라도 읽어서 삶을 변화시키고 사업에도 응용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책을 통해 통찰력을 기르고, 사람들에게 책의 본질을 전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 책을 다른 나라 언어로도 출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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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작가가 추천하는 꾸준히 책 읽는 방법

"가장 중요한 건 자기한테 맞는 수준의 책을 보는 거예요. 책을 처음 읽는 분이라면 쉽게 읽히는 책을 봐야겠죠.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어낼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독서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5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씨앗독서 단계에서 30권을 제대로 읽어야 그것이 싹이 되어서 뿌리를 내릴 수 있어요. 다음 뿌리독서 단계는 200권을 읽으면서 독서 습관을 만들고 책이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단계고요. 그런데 대부분 200권을 제대로 읽기도 전에 포기해버리거든요. 이때 쉬우면서도 힐링이 되는 시인의 에세이를 읽는 것도 좋아요. 그다음에 줄기가 굵으면 가지와 잎이 날 때 힘이 돼요. 줄기독서 단계에서 500권 정도를 읽으며 사고력이 통찰력으로 바뀌는 경험을 하고, 가지독서를 통해 관심 분야를 넓히면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한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하면 다른 곳에서도 다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출처: 교육매거진 <앤써> http://www.answer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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