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체온계를 찾아라!
드디어 등교 개학을 시작했다! 집에 있는 것도 슬슬 답답해져서 학교 가는 걸 기다렸는데, 등교 첫날 교문 들어서는 것부터 쉽지 않다. 1m 간격으로 길게 줄을 서서 걸어야 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도 멀리 눈인사로 대신했다.
또 달라진 점은 선생님들이 일일이 발열 체크를 한다는 점. 이제 어딜 가든 체온계로 열을 재는 것이 통과 의례가 되긴 했지만, 교실까지 가는 길이 멀고도 멀구나. 어! 그런데 내가 선 줄이 조금 더 빠르다. 앞을 보니 우리 쪽 줄은 체온계를 이마에 대고 재고, 다른 쪽 줄은 귀에 넣어서 체온을 재고 있다. 체온계 종류가 다른 거 같은데?
음… 빠른 게 좋긴 한데 접촉을 안 하고 열을 재는 것이 과연 정확할까? 하지만 접촉을 안 하는 편이 더 위생적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체온계가 더 좋은 걸까? 가장 좋은 체온계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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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움직여서 측정하는 수은 체온계
체온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픈 아이가 입에 체온계를 물고 있는 그림이다. 이렇게 입이나 겨드랑이에 넣어 체온을 재는 것은 대개 수은 체온계인데 원리는 간단하다.
수은 체온계는 아주 가는 유리관에 수은을 넣은 것인데 열을 받으면 안에 있는 수은의 분자가 활발해지면서 부피가 늘어난다. 열에 따라 수은의 높이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는 방식인 것이다. 수은을 이용하는 이유는 수은이 순수한 상태에서는 유리벽에 붙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분자의 움직임을 보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은 체온계는 저렴하고 간편하지만, 수은 자체가 인간이나 동물에게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 조심해야 한다. 수은 중독은 소화 장애나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고 간이나 신장, 뇌에 꾸준히 축적되면 심할 경우 사지 마비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가 입에 물고 있다가 체온계가 깨져 수은에 중독되는 사례가 있어서,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수은 체온계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적외선의 양을 보고 측정하는 전자체온계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전자체온계는 적외선을 이용한다고 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이나 자외선에 비해 강한 열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태양이나 열이 나는 물체가 전달하는 복사열은 주로 적외선에 의한 것이라 보면 된다.
모든 생물과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온도에 따라 내보내는 적외선의 양이 다른데 전자체온계는 이에 따라 체온을 잰다.
1) 고막 체온계
우리가 익히 아는 귀에 넣는 체온계는 귀 체온계 혹은 고막 체온계라고 부른다. 이 체온계는 센서에서 적외선을 쏘아서 고막에서 반사되는 열을 감지해 파장의 변화를 읽고 온도를 측정하게 되어 있다.
귓속의 고막은 체온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와 같은 혈액을 공유하기 때문에, 고막 부분의 온도를 재는 것이 체온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한다.
하지만 가끔 온도가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귀지가 많이 있거나 체온계에 귀지가 묻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체온계를 재기 전 귀지를 잘 닦는 게 중요하다. 또한 고막이 아닌 귀 벽으로 잘못 향하면 체온이 1~2도 정도 낮게 측정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 비접촉식 체온계
요즘은 비접촉식 체온계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마 중앙에서 2~3cm 정도 떨어뜨려서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체온 측정이 정확할까 조금 의심스럽긴 한데, 비접촉식 체온계도 적외선 에너지를 통해 체온을 잰다고 한다. 공간을 타고 에너지를 운반하는 적외선의 특징을 이용하여 이마에서 방출하는 적외선을 센서로 감지 후 숫자로 나타내는 형식이다.
비접촉식 체온계를 이마에 대는 이유는 이마가 피부 표면 중 체온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접촉식 체온계는 움직이고 있는 대상에 쓰기 편하다고 한다.
3) 열화상 카메라
요즘은 공항이나 학교에서 20명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통과할 때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잰다고 한다. 열화상 카메라 역시 적외선을 감지하는 원리로 작동하는데, 복사열을 재는 기존 체온계와 달리 물체의 온도가 높을수록 적외선의 파장이 짧아진다는 점을 이용한다고 한다.
즉, 일반 카메라는 광학렌즈와 조리개를 통과한 빛이 카메라 내 센서에 의해 디지털 신호로 변화하지만, 열화상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 대신 적외선에 반응하는 마이크로 볼로미터 등으로 체온을 측정한다고 한다. 즉, 렌즈를 통과한 적외선 에너지를 다양한 색으로 이미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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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체온계를 살펴보고 난 후의 결론은, 최고의 체온계는 상황에 맞는 체온계라는 사실! 고막 체온계는 정확하지만 여러 명이 쓰기에는 번거로움이 있고, 비접촉 체온계는 여러 명이 쓸 수 있지만, 주변의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체온계는 이제 거의 필수품이 된 것 같다. 조금 번거롭고 답답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종식될 때까지는 조금 더 참기로 했다. 비록 다른 때보다 느리고 천천히 가는 것 같지만 그럴수록 주변에 대한 호기심은 더 가져보는 것으로!
[이미지 출처]
클립아트 코리아
[내용 출처]
눈으로 보는 적외선의 세계 / kbsi 사이언스 스토리
https://www.youtube.com/watch?v=GeLTBXGI0Ho
온도를 예측하는 접촉식 체온계의 구조는? / YTN 사이언스
https://www.youtube.com/watch?v=zz6XUDJ3Vnw&t=81s
귀체온계의 원리
http://lg-sl.net/product/infosearch/curiosityres/readCuriosityRes.mvc?curiosityResId=HODA2010020208
체온계의 원리
https://chaedy.tistory.com/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