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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 진정한 교육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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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임지은 작가
임지은 작가

스튜디오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이미 수차례 와봤던 곳에 들어오듯 그녀는 자연스럽게 안을 살폈다. 

하늘거리는 옷매무새 속에서도 상대를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은 기자 시절 그녀의 모습을 상상케 했다. 

세련돼 보이는 외모처럼 그녀의 경력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것이었다. 

명문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메이저 매거진의 기자, 경제 방송의 리포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음직한 프로필이었다. 

이런 그녀 또한 ‘엄마’라는 이름 아래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 

누구나 비슷비슷하지만, 어느 하나 가볍지 않고 똑같지 않은 그 고민에 대해 들여다보았다. 

Written by 최소희 Photo by 최엄지



엄마도 공부가 필요하다

그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헌신적인 ‘엄마’의 이 미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바쁘게 살아가던 그녀에겐 자신의 삶을 모두 내어주  는 엄마의 모습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 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모두가 바라는 대로 열심히 공 부해서 나름대로 주변에서 인정받는 학교에서 공부했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월간 중앙>이 라는 매거진을 만 들었어요. 마감 때는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 도로 업무 강도가 셌지만, 최선을 다해 일했어요. 지금 생 각해보면 20대의 저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던 것  같아요. 항상 무언가에 미쳐있었죠.”

결혼과 출산 후에는 여자의 삶은 완전히 변한다고 했던 가. 하지만 그녀의 삶은 그대로였다. 이는 자신의 일과  그간의 노고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믿음 때 문이었을지 모른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도 그녀 의 경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었다. 이즈 음, 그녀는 케이블 TV의 경제 방송에서 기자로 활동하 게 된다.

“그 때는 정말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아침 일찍 잠 도 깨지 않은 채로 숍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고, 옷을 갈아  입고 대본을 외우고……. 제가 어디에 있는지, 무얼 하는 지도 몰랐어요. 그저 그때그때 닥치는 일들을 해내기에  바빴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해야 하는 일’에 치여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지, 목표를 잊어버렸던 거예요. 그 때부터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삶의 의미 를 찾아 방황하던 찰나, 그녀의 남편이 브라질 발령을 받 게 된다. 선택에 기로에 놓인 그녀는 결국 일을 뒤로 하고  남편과 함께 브라질 행을 택했다. 낯선 타국에서 처음으 로 아이와 단 둘이 집에 있게 된 그녀. 처음엔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보는 상황조차 어색하고 힘들었다고.  하지만 점차 엄마의 자리에 익숙해지며 자신이 육아와 자 신의 아이에 대해 무지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서야 저의 무지를 깨닫게 된 거죠. 이전까지는 아이 는 알아서 크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아이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닥치는 대로 육아서를 읽기 시작 했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육아서를 거의 전부 읽었는데,  제 생각과 다른 것도 있고 일치하는 것도 있었죠. 그때 부 터 유대인 교육법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삶을 바꾸는 유대인 교육법

수많은 육아서 중에서도 유대인 교육법에 대한 책이 유 독 그녀의 마음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경쟁적인  교육환경 안에서,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자라 왔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녀를 충분 히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학생들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듣게 된다. 1등 외에는 모 두 낙오자가 되는 시스템을 당연한 거라 여기며 살아가 는 거다.

“아이가 다 100점을 받고 수학을 70점 받았다고 쳐요. 우 리나라에서는 아이에게 뭐라고 할까요? 다른 과목에 대 해 칭찬도 하겠지만, 결국 ‘너는 수학이 부족하구나’라며  수학학원에 보내지 않을까요? 유대인 교육법은 아이에서  정해진 기준을 강요하지 않아요.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라 사는 삶을 지향하기 때문에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는 거예요. 1등을 제외한 모두가 낙오자가 되는 우리 의 시스템과는 사뭇 다르죠. 유대인 교육법의 핵심은 아 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한다는 거예요. 유대인 공부법에 대해 알아가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아, 내가 이런 교육을 받았어야 하는 건 데’하는 아쉬움이었어요. 내 생각을 존중받으면서 어쩌면  좀 더 행복한 삶을 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이후로 그녀가 소개하는 유대인 교육법의 면면은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기자에게도 다소 놀라웠다. 아이가 어떤  일에 실패를 했을 때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것이나, 아이 의 질문에 답을 알려주지 않고 ‘네 생각은 뭐니’라고 되묻 는 문화 말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에 나름대로 잘 적응했다고 했 지만, 저에게도 경쟁으로 인한 상처가 남아 있었죠. 제 아이만큼은 저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랐고, 남 들과는 다르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행학습으 로 남들보다 빨리 배우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 기를 반복하는 공부의 한계를 제 경험으로 느꼈기 때문 이에요. 사회에 나와 보니 학벌과 스펙은 딱 입사하기 위 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필요한 역량이 100가지라면 우리는 딱 한 가지 ‘공부’라 는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은 아닐까요. 리더십, 인성, 토론 능력 등 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치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기 업들은 인재상으로 남다른 창의력, 타인 과 소통하는 능력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 다. 혼자 똑똑한 사람 보다 함께 일해볼 만한 사람을 원하는 거죠.”

유대인 교육법의 실천은 내 아이에 대한 전적인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더욱 이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 방식과 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 모 두 유대인 공부법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많은 시 간을 투자해서라도 그들의 교육법을 배 워야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책을 쓰면서 유대인 교육 자료를 취합하고 직접 유대인을 만나면서 놀라 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AI 시대, 미래 교 육을 지향하는 선진국 교육 시스템이 바로 유대인 교육의 핵심을 옮긴 듯 했기 때문이에요. 어릴 때부터 배움은 달콤한 것이라고 배우는 유태인은 평생 공부하고, 독서와 토론이 생활화 되어 있어요. 무섭게 읽 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과 소통 능력을 기르 죠. 기존의 학설이나 권위,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합니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창의 력의 토대가 됩니다. 저는 유대인 전문가도 아니고, 유대 인 찬양론자는 더욱이 아닙니다. 다만 이들의 교육 방식 은 연구하다 보니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분명했고 이것 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유대인의 가정 교육을 그대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배갯 머리 독서, 밥상머리 대화, 하브루타식 토론……. 안 그 래도 바쁜 부모님들에게 마음의 짐을 더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더 이상 경쟁적 인 교육 환경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쓰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모두가 바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나름대로 주변에서 인정받는 학교에서 공부했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월간 중앙>이라는 매거진을 만들었어요. 마감 때는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셌지만, 최선을 다해 일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20대의 저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던  것 같아요. 항상 무언가에 미쳐있었죠"


사실 그녀가 이번 책을 내면서 가장 걱 정 되었던 것이 ‘유대인 공부법’이 학교 성적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비춰지는 것 이었다고. 그녀가 말하는 유대인 교육법 은 즉각적이고 수치화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유대인 공부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다만 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에 그친다는 게 좀 아쉬워요. 아이를 하나 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유대인 교육법은 성적을 넘어 아이의 삶을 달라지게 할 수 있거든요. 저는 그냥 제 아이가 행복 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를 ‘몇 등 짜리’ 로 정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재능을 키우고 스스로의 삶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목표예요. 특별한 거 없습니다.(웃음)”

 지금까지 그녀가 말해준 유대인 교육법의 핵심은 바로 내 전적으로 내 아이를 믿는 것이었다. 남의 아이와 비교 하지 않고 무조건으로 진실한 믿음을 보내주는 일.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 아이에 대한 신뢰는 필수적이다. 끝없는 인내가 필요한 일이지만, 아이 또한 엄마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이세상의 모든 엄마들에 게 응원을 전하고 싶다.


- 출처: 교육매거진 <앤써> http://www.answer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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