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을 시작할 수 있는 적정 나이란 없습니다.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토론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논제를 두고 대립하는 경쟁 토론이라면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은 되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배움이 그러하듯 토론 또한 연속성을 띤 과정이 있어야만 합니다. 숫자 세기부터 시작해야 방정식도 풀 수 있는 것처럼 사소한 것부터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죠. 토론의 기본기는 대화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질문하고 대화하는 습관만 잘 들어있어도 본격적인 토론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화 형태를 통한 토론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은 유치원 때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에 자극을 주는 다양한 질문과 아이 대답에 반응하는 엄마의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사고 체계가 성숙하지 않고, 말을 주고 받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단계이기에 아이의 대답이나 의사 표현이 엄마의 기대치에 못 미치더라도 인내하고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 경험하는 모든 것이 질문거리가 되고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만 할까?’라는 부담은 덜어내고 아이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때 그때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여주세요. 아이가 엄마와의 은근한 토론 활동을 재밌는 대화로 인식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주제>
하루에도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상황은 수없이 반복됩니다. 일상 속 선택 상황이 아니더라도 ‘만약에’와 같은 조건적 선택도 재미있는 토론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 예시
- 바나나 vs 딸기, 어떤 것을 먹을까?
- 강아지 vs 고양이, 어떤 동물을 키우는 게 더 좋을까?
- 노란 양말 vs 초록 양말, 어떤 것을 신을까?
- 미끄럼틀 vs 그네, 놀이터에서 딱 하나만 탈 수 있다면 어떤 게 좋을까?
Tip) 아이의 선택과 이유가 타당하더라도 엄마가 일부러 다른 선택지에 대한 이유를 들며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자극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생각 전환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주제>
반복적인 일상, 같은 사물도 생각을 달리하면 즐거운 토론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이야”라고 화제 전환을 하면서 상상과 추론을 더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보다 앎의 욕구를 자극하고 지적 세계를 확장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질문 예시
- 그런데 말이야, 음식도 저축할 수 있을까?
Tip) 저금통에 동전 모으기를 하다가 음식을 저축하는 문제로 전환해 볼 수 있습니다. ‘푸드 뱅크’ 관련한 뉴스를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 그런데 말이야, 나무도 걸을 수 있을까?
Tip) 산책을 하다가 나무를 보며 질문해볼 수도 있고, 움직이는 나무가 등장하는 동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본 후 질문을 해봐도 좋습니다. 아이와 대화한 후 걸어 다니는 야자나무 ‘워킹 팜’에 관해 알려주며 지적 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중심으로 한 관계를 다루는 문제>
‘나’를 둘러싼 인간 관계를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이 속한 사회와 세계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스스로의 역할과 가치에 대하 올바른 사고를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질문 예시
- 친구는 왜 필요할까?
Tip) 친구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어떤 친구가 좋은지, 자신은 어떤 친구인지, 어떤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지 등 점점 범위를 확대해 질문해봅니다. 선생님, 할머니, 할아버지 등과 아이의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으로 변형할 수도 있습니다.
- 대통령은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Tip) 아이가 속한 세계를 넓혀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나와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점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아이가 존경하는 인물이나 역사 속 인물 등으로 바꿔서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출처: 비상교육 학부모 커뮤니티 맘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