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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자개표와 OMR 채점 원리는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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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개표와 OMR 채점 원리는 뭐가 다를까?




선거법이 개정되어 올해 고3이 된 누나가 생애 첫 국회의원 투표를 하고 왔다.

마스크를 써서 얼굴도 안 보이는데 아침부터 화장을 하네, 옷은 뭘 입네 야단법석을 떨더니, 오늘 보니 투표 인증샷을 인별에 자랑스럽게 올려놓았다. 투표용지가 길어서 잘못 찍을까 봐 몇 번씩 다시 확인했다는 누나의 모험담(?)을 들으니 조금 부러웠다. 


누나 말로는 이번 투표용지 중 하나는 너무 길어서 투표 분류기에 못 넣는다고 한다. 반은 수개표를 하고 반은 전자개표를 한다고 하는데, 무슨 차이인지 물어보니 누나도 모르는 눈치. 개표원리가 우리가 시험 칠 때마다 쓰는 OMR 카드랑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한다.


나도 몇 년 뒤면 투표를 하게 될 테니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선거 개표의 원리를 좀 알아둬야겠다.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누구보다 똑똑한 시민이 될 테니 말이다.



18년 만에 수개표를 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자개표는 투표지분류기를 말하는 거란다. 은행에서 지폐를 다다다다~ 소리 내며 세는 기계와 원리가 비슷한 거라고 한다. 지폐처럼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분류하는데, 2002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단다. 


국회의원 선거는 두 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데 그중 하나는 비례대표투표용지고 다른 하나는 지역구투표용지라고 한다. 근데 이번에는 비례대표 정당 수가 35개나 되어서 길이가 48.1cm였다고 한다. 누나 말로는 이게 너무 길어서 투표지분류기에 들어갈 수 없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분류를 했다는데 이런 수개표는 18년 만이라고 한다.


투표지분류기는 분류기와 운용장치인 노트북, 개표상황표를 출력하는 프린터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투표함에서 투표지를 꺼내 사람들이 차곡차곡 간추려 투표지 분류기에 넣으면 분류기가 후보자별 혹은 정당별로 나누고, 미분류되는 것은 재확인대상투표지로 분류하는 생각보다 간단한 장치라고 한다. 그럼 그 안에 작동하는 분류 원리는 뭘까? 



전자개표는 이미지 스캐닝


투표지분류기가 후보자별로 투표지를 나누는 원리는 이미지 스캔 방식을 이용한 거라고 한다. 투표지를 투표지 인식부로 통과시키면 스캔된 투표지 이미지가 운용장치로 전달되는데 이때 내장된 스캐너에 장착된 CIS(contact image sensor)가 작동하게 된다. 용지가 이 광센서를 지나면 운용장치 즉, 컴퓨터가 투표지 이미지의 기표 모양을 인식해서 각자 다른 포켓으로 표를 분류하는 방식이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식블로그



자료를 찾다보니 어른들은 투표지분류기에 컴퓨터가 달려 있어서 혹시나 부정선거에 이용될까 봐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선거 전날 기본 운용장치의 환경을 설정하고, 시범 실시를 하고, 네트워크를 막아놓는다며 절대 부정선거는 없다고 한다. 아무렴 21세기에 부정선거라니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2018년에 제작된 투표지분류기는 1분당 450매(6개 분류 기준) 정도를 처리하고, 재확인대상 투표지로 분류되는 건은 평균 3% 정도라고 한다. 재확인대상으로 넘어가면 다시 수개표 방식으로 일일이 확인을 한다고 한다. 


아, 참 하나 더 궁금한 것도 있었다. OMR 카드는 컴퓨터용 사인펜으로만 써야 하는데, 누나가 비닐장갑 위에 찍은 도장 인주도 특별한 것일까? 투표지분류기는 스캐너를 통한 이미지 인식이어서 특별히 정해진 인주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다만 투표용지를 접을 때 인주가 번지지 않게, 빨리 휘발이 되는 특수 인주를 사용한다고 한다. 



OMR 카드는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 걸까?


그럼 OMR 카드는 어떤 원리로 내 시험 성적을 채점하는 거지? 투표지분류기처럼 이미지 스캔 방식이라면 꼭 컴퓨터용 사인펜을 쓸 필요가 없을 텐데? 내 시험성적을 결정하는 OMR 카드는 투표지 분류기와 달리 빛을 통해 판독한다고 한다. 


 


OMR은 Optical Mark Reader라고 해서 광학마크탐독기라 불리는데 OMR 카드에 기록한 글자, 숫자, 기호 등의 데이터를 기계가 직접 읽어 들이도록 하는 광학적 기호판독 장치라고 한다. OMR 카드를 판독기에 넣으면 검은 곳은 빛을 흡수하고, 밝은 곳은 빛을 반사하는데, 판독기는 반사한 빛을 신호로 정답과 오답을 판독한다고 한다. 

아, 그래서 칸을 검게 칠하는구나! 덧붙여 OMR 카드가 미색인 이유도 빛을 잘 반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카드가 짙은 색이면 정답 색과 혼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OMR 카드 판독기는 1분에 200개에서 최대 400개까지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컴퓨터용 사인펜을 쓰는 이유는 뭘까?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컴퓨터용 사인펜이 칠흑 같이 검어서 빛 흡수율이 높기 때문이란다. 원래 컴퓨터용 사인펜은 OMR 체크용으로 제작된 펜은 아니라고 한다. 어쩌다보니 다른 검은 펜에 비해 색이 혼합되어 있지 않아서 빛의 흡수율이 높아 사용하게 된 거란다. 원래는 B나 2B 연필을 쓰기도 했는데, 이것들도 탄소 함유량이 많아서 빛을 잘 흡수한다고 한다. 

아차, 또 한 가지 OMR 카드도 최근에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선거 개표방식처럼 이미지 스캐닝 방식을 통해 결과를 한 번 더 검토한다고 한다. 선거만큼 중요한 것이 내 성적이니까 몇 번씩 검토하는 건 꼭 필요하긴 하다. 물론 가끔은 틀린 문제도 맞게 채점해주면 좋겠지만…. 


선거나, 시험이나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니까, 많은 사람이 개표나 채점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하게 투표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싶다. 불법이나 오류로 결과가 바뀐다면 서로 신뢰하는 마음이 사라질 테니까. 그리고 지금보다 더 기술이 발전해서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장치가 발명되면 더 좋겠다. 소중한 내 첫 투표 전까지는 꼭!


출처 :

선관위

https://www.nec.go.kr/cmm/dozen/view.do?atchFileId=5ecbae71a7492b7d7f63f6439f308f96cd0730f6c9e127ba5ad504c36747a236&fileSn=1&hwpViewer=Y

뉴스

http://www.inews24.com/view/80500

사물궁이

https://www.youtube.com/watch?v=2uwRYMDgj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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