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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끝나지 않는 장마의 원인은 지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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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화났나? 끝나지 않는 장마의 원인은 지구의 눈물?


“애호박 가격 비싸니까 남기지 말고 다 먹어!”

애호박 부침을 남겼더니, 엄마의 잔소리 폭탄이 시작된다. 비가 너무 내려서 채솟값이 폭등했다며, 특히 애호박 가격이 무려 5배나 올랐다고 한다. 엄마의 잔소리가 끝날 거 같지 않아서 급하게 애호박을 다 먹고 밖으로 나왔는데, 습도가 높아서 찌는 듯이 덥다. 


올해 여름은 정말로 역대급 장마로 하천은 범람하고 도로는 침수됐다. 9년 만에 한강대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될 만큼 이렇게 길고 무서운 장마는 태어나서 처음 겪어본다. 코로나 사태로 안 그래도 정신없는 우리나라에 폭우라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렇게까지 비가 쏟아진 이유를 찾아보다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바로 지구온난화. 지구가 오염되면 비가 더 자주 내리나? 그리 익숙한 조합은 아닌데? 찾아보니 올해 장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중국과 일본 모두 6월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사망자가 속출했단다. 전문가들은 올해 이 장마를 북극과 동시베리아의 이상고온 여파로 보고 있었다. 꽁꽁 추워야 할 곳이 더워지니까 그 여파가 우리나라까지 온 건가? 폭우로 흙탕물이 된 한강 옆을 지나면서 기상 전문가들의 글을 찾아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장마는 마른장마였다는데 

우리나라는 2014년 이후 장마 기간에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고, 강수량도 평년에 비해 적은 ‘마른장마’였다고 한다. 근데 이번 연도는 뭔가 좀 다르다. 올해 장마의 가장 큰 특징은 장마 기간이 지루할 정도로 길었다는 거다. 제주도는 6월 10일부터 무려 49일간 장마여서, 1973년 이후 최장 장마 기록을 경신했고, 중부지방 역시 6월 24일부터 54일간 지속하며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다. 

(마른장마란? 여름철 장마 기간에 비가 오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날씨)





잠깐 주목! 고기압이랑 저기압의 차이

고기압은 쉽게 말해 주위보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곳으로 고기압권에서는 날씨가 대체로 맑고, 반대로 저기압은 대기 중에서 주위보다 기압이 낮다. 저기압일 때 대체로 날이 흐리고 비나 눈이 온다. 근데 북태평양 고기압은 고기압인데도 왜 장마를 결정짓는 기압골일까? 북태평양 고기압은 북서쪽 가장자리 위치가 한반도 위에 있을 때 비가 내리게 되는데, 따뜻하고 습한 성격을 가진 이 북태평양 기단이 다른 기단들과 힘겨루기를 하면서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처럼 발생 위치에 따라 이름 붙여진 고기압은 지속기간이 길고 규모가 큰 특징도 있다.



이제 교과서에 나오는 장마는 없다고?




내가 교과서에서 익히 본 장마는 세력이 비슷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그 가장자리에 있는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 원리다. 하지만 공주대 장은철 교수팀이 분석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의 장마는 달랐다. ‘북쪽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거나, ‘지름 100km가 넘는 종관 규모의 한랭건조한 저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충돌’하는 경우, ‘지름 100km 이하인 중간규모의 저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충돌’까지 우리나라 장마에 총 세 가지 변수가 생겼다고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장마철 구체적인 날씨를 결정하는데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역할을 확인하기 어려워졌단다. 그렇다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장마의 형성 원인은 이제 틀렸다는 것?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뀐 집중호우 원인

그럼 새로 생긴 장마의 유형이 지구의 눈물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좀 더 살펴보면 수증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쪽으로 움직이는데,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하늘에도 수증기가 흐른다고 한다. 이를 대기천이라고 하는데,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에 따라 대기천의 위치가 달라지고 이로 인해 한반도의 강수량도 달라진다고 한다.


즉 대기천의 발생에 따라 집중호우 사례가 달라지는데, 지구온난화로 아열대 바닷물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더 많은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된 것이다. 실제로 1961년부터 2018년까지 시간당 강수량 분석 결과에서 강수빈도가 평균 1.2회에서 2회 이상으로 뚜렷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 고온현상도 장마의 원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닷물 표면의 온도 상승뿐만 아니라 또 다른 원인도 있다. 북극과 러시아 동부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 고온 현상으로 북극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반사경’ 역할을 했던 빙하와 눈이 녹아내리고 지면이 드러나면서 햇빛을 받아들이는 ‘흡수판’이 됐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북극의 빙하가 햇빛을 반사해 녹지 않아야 하는데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햇빛을 흡수해 더워지며 빙하가 녹아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쌓이고 정체되면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던 찬 기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블로킹현상이 발생하면서 동아시아로 밀려오게 된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까지 동아시아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유라고 한다.

 


잠깐, 블로킹현상이란?




지구 중위도 지역의 대류권에 우세한 고기압이 장기간 정체하여 동쪽으로 움직이는 저기압의 진행이 저지되거나 역행되는 현상이다. 저지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이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이나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온이 발생한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올해 한반도에 쏟아진 폭우는 지구의 경고였다. 지구온난화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어진 것 같다. 개미박사 최재천 교수님도 코로나보다 지구온난화가 더 큰 재앙이 될 거라고 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주변을 돌아봤다. 일회용 컵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중교통과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 이용하기, 안 쓰는 코드는 제거하기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 옆에 있는 안 쓰는 코드를 뽑아보자! 



참고자료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6990.html (사진2)

https://news.joins.com/article/23804277 (사진3, 4)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422&aid=0000076702 (사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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