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양궁, 마라톤에 숨겨진 비밀! 스포츠에 숨은 과학
무더운 여름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여름방학 동안 누나와 나는 매일매일 동네 공터에 나가 운동을 했다. 비록 한번 나갔다가 오면 온몸에 땀이 줄줄 나지만, 몸을 움직이고 나서 집에서 마시는 물 한 잔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오늘도 어김없이 축구공을 차며 집에 돌아오는 길, 갑자기 누나가 물었다. “너 이 축구공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
갑자기 물어온 질문에 눈만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저었는데, 누나는 얄밉게 “그래? 그럼 네가 한번 찾아봐!”라고 이야기하고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질문했으면 답까지 알려달라고! 하지만 늘 그랬듯 컴퓨터를 켜서 스스로 정답을 알아보기로 했다.
가장 구의 모습과 가깝게! 축구공에 숨겨진 과학
오늘 하루 종일 차며 놀았던 축구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지금 보니 오각형과 육각형이 섞여 있는 모습이다. 왜 이런 모양이 만들어졌을까? 축구공은 무엇보다 완벽한 구형에 가까워야 한다. 공은 오각형, 육각형으로 만들 때 구에 가장 근접한 모양이 된다.
과거에는 완벽한 구형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 정다면체 중 가장 면이 많은 정이십면체를 이용했다. 정이십면체는 정삼각형 20개로 구성되고, 꼭짓점의 수는 12개, 각 꼭짓점에 모이는 면의 수는 5개인 다면체이다. 여기서 좀 더 구형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꼭짓점 12개를 균일하게 깎으면 정오각형 모양이 생기고,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이 나타난다.
12개의 정오각형에 검은색을 칠하면, 흔히 볼 수 있었던 축구공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렇게 만든 공은 축구 선수들이 발로 많이 차도 모양이 쉽게 변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튀는 탄력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머리와 가슴으로도 받을 수 있도록 부드러움도 지니고 있다.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의 32개 조각을 사용하는 축구공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공인구를 처음 지정한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델스타’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피버노바’까지 계속 사용되었다. 그 후에는 더 구형을 갖추기 위해 변화가 생겼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8개의 정육각형과 6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팀가이스트’가 탄생했다. 이후에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최초로 곡선 모양으로 만들어진 ‘자블라니’가 등장하는 등 계속 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는 어떤 공이 등장할지 벌써 기대된다.
금빛 화살을 날리다! 양궁 속 과학
이번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눈부신 성적을 보여준 양궁! 우리나라 선수가 과녁에 ‘텐’을 쏠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멀리 있는 과녁에 정확히 쏠 수 있을까 신기하다. 과연 양궁에는 어떤 과학이 숨겨져 있을까?
간혹 선수들이 과녁보다 살짝 높게 활을 겨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화살이 ‘포물선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들고 있던 유리컵을 놓치면 아래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는 것처럼, 시위를 떠난 화살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떨어진다. 이때 화살이 속도가 느릴수록 날아가는 시간도 길어지고, 그만큼 화살이 아래로 떨어지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화살은 더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래서 화살은 과녁보다 약간 위로 조준해야 한다.
맨눈으로 보면 안 보이겠지만 시위를 떠난 화살의 모습을 천천히 돌려보면 물고기처럼 좌우로 헤엄치면서 날아간다. 이를 ‘궁사의 패러독스’라고 한다. 활시위에 의해 강한 힘을 받은 화살 뒤쪽이 앞쪽보다 자꾸만 앞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진동을 줄여야지 화살이 곧바로 과녁으로 비행해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적중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화살 뒤쪽에 있는 ‘깃’이다. 깃의 길이, 모양 등의 차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신발 속에 숨겨진 첨단 과학
그저 달리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마라톤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고? 의아했지만 나도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하루 종일 불편하고 피곤한데, 마라톤 선수에게 대입하니 바로 이해가 됐다. 42.195km나 되는 거리를 2시간 넘게 달려야 하니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이 담겨 있을 것이다!
마라톤에서는 얼마나 가벼운 신발을 신느냐가 기록을 좌우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마라톤에서는 신발이 100g 무거울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1%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가볍고, 적절한 탄성으로 딱딱한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마라톤화를 개발하려고 다양한 과학이 총동원된다.
2019년 케냐 마라톤 선수 엘리우드 킵초게가 탄소 섬유 운동화를 신고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탄소 섬유 소재 운동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탄소 섬유판이 뛰는 힘을 높여 더욱 가볍고 탄력이 있어 빠르고 안전한 질주가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화는 공정한 경쟁을 막는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해, 현재는 신발 밑창 두께 40mm 이하, 탄소 섬유판 1장이라는 조건을 갖춘 마라톤화만 정식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또한 신발 속 온도도 중요한 문제이다. 오랜 시간 운동화를 신고 걸으면 신발 속 발이 뜨거워 지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발의 온도가 높아진 채로 뛰면 더욱 빨리 지치고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선수는 오래 뛰어도 온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제작된 신발을 신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다. 마라톤 선수들이 뛸 때 신발 내부 온도는 섭씨 44도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이중으로 사용한 ‘러셀 메쉬’라는 신발은 많은 양의 공기를 머금었다가 내뿜기 때문에 습기가 배출되어 신발 내부의 온도가 38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도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스포츠. ‘스포츠는 과학이다’라는 이야기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장비나 과학보다 멋진 것은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아닌가 싶다! 안 그래도 멋있던 선수들이 더욱 멋있게 느껴지면서 나도 열심히 체력을 단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https://hs.e-school.or.kr/webzine/vol13/sub07.jsp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94%EB%9E%8C%EA%B3%BC-%EC%8A%B9%EB%B6%80%EB%A5%BC-%EA%B0%80%EB%A5%B4%EB%8A%94-%EC%B6%95%EA%B5%AC%EA%B3%B5%EC%9D%98-%EA%B3%BC%ED%95%99/
https://news.hmgjournal.com/Challenge/Sports-Tale/Hyundai-shoot-goal
http://m.sports.khan.co.kr/view.html?art_id=201409252017446&sec_id=530601#c2b
http://kids.donga.com/mobile/?ptype=article&no=90201608102168
https://ms.e-school.or.kr/webzine/vol15/sub07.jsp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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