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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실 세계로 들어온 가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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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인간 아니야?” 현실 세계로 들어온 가상 인간


누나와 함께 TV를 보던 도중 사람들이 춤추는 광고가 나왔다. 광고를 보던 누나는 여자 모델이 매력적이라며 누군지 아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글쎄, 신인 모델이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는 내 대답에 누나는 모델의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한참 핸드폰을 검색하던 누나가 깜짝 놀라더니, 그 모델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가상 인간이라고 한다. 누나가 날 놀리는 거로 생각했는데, 누나가 건넨 핸드폰 화면 너머로 가상 인간 인플루언서에 대한 기사가 보인다. 나이는 영원히 22세, 관심사는 세계여행, 요가, 패션, 에코라이프이고, Z세대가 선호하는 외모를 조합해 만들었다고? 진짜 사람 같은 외모와 평범한 20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만, 영원히 22세라는 ‘가상 인간’ 같은 부분까지 가지고 있다니… 나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 브이로그 속 ‘그 사람’, 실제 사람이 아닐 수도?


온라인 세상에 존재하는 가상 인간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1996년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가상 아이돌 가수 '다테쿄코'를 만들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을 만들었다. ‘아담’이 등장했을 당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첫 발매 앨범은 무려 20만 장을 팔았다고 하는데, 2집 앨범 발매 후 갑자기 사라졌다. 누리꾼들은 장난처럼 바이러스로 인해 사라졌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더 이상 나오지 못했다는 의견이 가장 유력하다. 노래 한 곡을 부르는데 최첨단의 기술이 동원되었기 때문에 큰 액수의 돈이 들었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해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상 인간 '로지' / 출처: 신한라이프)


최근 가상 인간들이 다시 출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과거의 가상 인간과 다른 점은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팔로워를 두고, 댓글을 달고, 유튜브를 하면서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단순한 '가상 인간'보다는, '가상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버츄얼 인플루언서)'로 불린다고 한다. 버츄얼 인플루언서는 실제 유명인들과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에 노래하는 영상이나 브이로그를 올리기도 하고, 기업 홍보모델이나 명품 브랜드의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 컴퓨터가 만들어 낸 인간, 가상 인간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의 모든 면을 컴퓨터가 모방해 만들어낸 것을 뜻한다. 가상 인간은 정신적 기능을 표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외형과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컴퓨터 그래픽(CG), 활동 공간인 메타버스 등이 혼합된 현대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가상 인간을 만들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디지털 더블’이라는 방식이다. '디지털 더블'이란 바탕이 될 모델의 얼굴에 AI가 만든 가상의 얼굴을 입히는 방식이다. 3D 모델링을 통해 가상 얼굴을 입힐 모델을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분석한다. 이때 AI는 사람의 희로애락을 통한 다양한 표정을 눈·입 주변의 수백 개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해 가상 얼굴을 만들기 때문에 실제 모습에 가깝게 구현할 수 있다.


또 사람 육성을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내는 음성 합성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음성 합성은 단어나 문장을 입력하면 특정한 인물의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현재는 단어, 문장과 음원 사이의 연관성을 AI가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음성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 인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습 기술 역시 중요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중, 특히 MZ 세대가 선호하는 외형과 행동 양식을 추출한 후 인공지능의 학습 자료에 반영하는 것이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가상 인간에게 특성과 행동을 학습시키면, 가상 인간은 인간의 외형을 한 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AI 아나운서를 뉴스에 도입하기도 하고, 쇼호스트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 가상 인간 기술에 숨겨진 장·단점




가상 인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와 맞물려 급성장 중인 메타버스에 가상 인간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들을 모델로 발탁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위험 부담이 적다. 사람과 달리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폭력이나 음주운전, 열애설 등 각종 구설에 휘말려 광고가 중단될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을 오로지 마케팅 수단으로만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버츄얼 인플루언서가 ‘젊고 예쁜 여성’의 모습을 해,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날씬하고, 하얀 피부 등 획일화된 미의 기준으로 외모지상주의가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벌써 우리 누나는 광고에서 본 가상 인간처럼 얼굴이 더 하얘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가상 인간을 이용한 가짜뉴스와 불법 음란물 등의 범죄 역시 문제이다. 2020년에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에게 일부 사용자들이 성희롱, 혐오 발언을 하고, 챗봇이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대화 데이터를 학습·사용해 윤리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가상 인간이나 가상 세계 속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혐오 등이 있지만,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성희롱이나 명예훼손이 인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가상 인간, 가상현실 등 기술 발전에 발맞춘 규제가 필요한 이유이다.


점차 우리 일상에 들어오기 시작한 가상 인간! 내가 살게 될 미래는 현실과 가상 세계가 공존하는 세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앞으로 올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벌써 궁금해진다! 이왕이면 현실 인간과 가상 인간이 사이좋게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참고 링크]
http://www.sisanewsz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30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1220/110860808/1
http://www.kme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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