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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은 MBTI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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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열풍! 성격, 직업, 잘 어울리는 친구까지 알 수 있다?


친구가 싸웠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의 대답은?
’왜 싸웠어?’ 이유를 물어본다 vs ‘걔가 잘못했네’ 공감하고 위로한다

 

 

요새 우리 누나는 인터넷으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성격 테스트에 푹 빠져 있다. 재미있다고 나에게 보내준 테스트도 벌써 다섯 개째다. 그런데 신기한 건, 누나는 항상 내가 어떤 결과를 받을지 잘 맞힌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MBTI를 잘 알면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도 자신의 성격이 어떻다며 MBTI 이야기를 자주 하던데. MBTI가 도대체 뭐길래 다들 이렇게 재미있어할까? 정말 내 성격을 설명해줄 수 있는 걸까?

 

■MBTI가 도대체 뭐길래!

 


우리가 흔히 MBTI로 알고 있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는 지금으로부터 약 80년 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목적은 여성들의 일자리 찾기를 돕는 것!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전쟁터로 간 남자들 대신 일할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적성에 맞는 인재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브릭스와 마이어스 모녀는 8가지 유형을 조합하여 인간의 성격을 16개로 분류했다.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두 사람 모두 심리학을 배운 적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심리 검사를 만들 수 있었을까?

 

■전문가에게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성격유형검사를 만들기 위해 ‘심리 유형론’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찾다 보니, 정작 ‘심리 유형론’을 제시한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MBTI를 많이 비판했다고 하는데......, 왜일까?
"네가 왜 J야?"
나도 모르지? 근데 비율이 엄청 비슷해."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사람의 성격은 칼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 그러니 의미 없다고 봐도 될 만큼 작은 점수 차이로 인해 다른 결과가 나오거나 하나도 닮은 점이 없는 두 사람이 같은 집단으로 묶이기도 한다. 카를 융도 어느 쪽에 더 치우쳤나, 정도로만 봐야 하는 성격 기질을 완전히 다른 집단처럼 뚝 끊어 구분한 점에서 MBTI를 지적했다.

게다가 MBTI를 새로 검사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사람도 있다. 사람 성격은 완전히 일정한 것이 아니라,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정하지 못한 검사는 믿을 수 없다는 점 또한 심리학 전공자들이 MBTI를 비판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MBTI와 사랑에 빠진 대한민국

 


MBTI를 정말 좋아하는 우리 누나에게 말해주니, 그런 비판점은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내가 찾아 봤을 때도, 사람들은 MBTI의 허점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이 심리 검사에 푹 빠져 있었다. 친구를 사귈 때도, 회사에 이력서를 낼 때도 참고한다는 MBTI! 한국에 불어온 MBTI 열풍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실은, 이런 MBTI 이전에도 사람들은 나의 유형을 명확히 구분하고, 나와 잘 맞는 사람끼리 묶어 소속감을 느끼고자 했다. ‘A형은 소심해서, 대범하고 시원시원한 O형과 잘 맞아요!’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는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준다는 믿음이 굳건했다고 한다. 우리는 계속 나를, 나와 잘 맞는 사람을 궁금해해왔다는 뜻!
“너는 학교 갈 때 입을 옷을 전날 미리 챙겨 놔? 그럼 J네!”
“너 MBTI 맞춰볼게! ISTJ 맞지?”
“ENTJ라고? 나는 INFP인데! 우리 서로 잘 맞겠다.”
MBTI 검사가 보여주는 간단함과 명쾌함도 중요한 이유이다. 우선,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검사는 다른 심리 검사와 비교했을 때 문항 수가 1/4배 차이 날 정도로 걸리는 시간이 적은 편이다. 게다가 MBTI 검사를 제공하는 웹 사이트가 많아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내가 원할 때 언제든 검사를 받아 볼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알파벳 네 개로 나의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결과의 명료함까지! MBTI 결과를 안다면 나를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수치나 줄글이 필요하지 않는다. 나와 내 주변 사람을 이해하고, 비슷한 성격 유형끼리 모임을 갖기에도 편한 MBTI! 한국에서의 인기가 압도적이지만, 몽골 등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MBTI에 열광한다는 기사가 정말 많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해졌을 때, 안정적인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MBTI처럼 자아를 탐구해 볼 수 있는 심리 검사가 유행한다고 했다.

 

■ 나를 알고 너를 아는 다양한 심리검사

 


그럼 전문가와 함께 심리검사를 진행할 때는 어떤 검사들을 받게 될까?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심리검사는 MMPI, BFI, TCI 세 가지다.


MMPI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 검사)
성격을 알기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을 알아 보는 데 적합한 검사다. 567개나 되는 많은 문항을 통해서 정신 질환이 있는지 알아 보고, 내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전반적으로 설명해 준다.
 

BFI (Big 5 Inventory)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 신경성 등 5가지의 커다란 성격 요소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나는 이 다섯가지 성격 요소가 각각 몇 퍼센트 정도 두드러지는지 결과로 나온다. 예를 들어, 개방성 47%, 우호성 79%와 같은 방식이다. 내 성격은 물론 나에게 맞는 직업군까지 알려준다는 점에서 MBTI와 비슷하다.
 

TCI (기질 및 성격 검사)
사람이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기질과 후천적으로 형성된 성격을 모두 알아 볼 수 있는 검사다. 내 기질의 특징과 약점을 함께 알아 보고, 어떤 기질이 약점을 보완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기질로 보완하면 좋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심리 검사이다.

현대인에게는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은 MBTI! 이런 심리 검사들은 남을 차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를, 내 친구를 잘 알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하자!

/출처/


[동아일보] “과몰입 금지”라면서도 MBTI에 빠진 한국[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최고야 기자 2022.0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440400?sid=102

[중앙일보] “이제야 내 성격 알겠다” …왜 지금, 80년전 검사에 미쳤나, 김창우 오유진 기자, 2022.0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08397?sid=102

[KBS] 연애도 채용도 ‘MBTI 열풍’…외신도 주목, 김세희 기자, 2022.0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311876?sid=104

[경향신문] 나도 모르는 ‘나’를 맞혀봐, MBTI, 전현진 기자, 2020.0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009239?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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