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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 핼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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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 핼러윈!

 

 

밖으로 놀러 다니기 딱 좋은 맑고 선선한 가을 날씨!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 와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 시간까지 여러 기구를 타며 신나게 놀았다. 오늘은 분명 즐거운 날이 될 것 같은 예감! 해가 지며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꺄아악! 스피커를 통해 비명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주변에는 붉은 피 분장을 한 채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어서 도망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누나를 바라봤는데, 이게 웬걸? 누나는 엄청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누나는 신나 보이는 얼굴로 외쳤다. “진짜 좀비 같다! 역시 핼러윈!” 다행히 모든 게 다가올 핼러윈 데이를 기념하는 이벤트였다. 놀란 심장을 가라앉히고 누나를 따라 차분히 구경하기 시작했다. 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 호박 장식들… 그런데 핼러윈은 귀신 분장하고 사탕 받는 외국 기념일 아닌가? 도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어 우리나라에까지 퍼지게 된 걸까?

 

■ 죽음의 신이시여! 핼러윈의 유래


매년 10월 31일, 사람들은 귀신이나 괴물 등 분장을 하고 모여서 노는 핼러윈 파티를 즐긴다. 이 괴상한 놀이 문화의 기원은 유럽의 유목 민족인 ‘켈트족’이다. 켈트족은 일 년을 열 개의 달로 나눴고, 그 중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에 이승과 저승을 가로막던 장막이 가장 얇아져서 저승에서 지내야 할 영혼들이 이승으로 넘어올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날에는 악한 유령의 괴롭힘을 막고, 지금껏 죽은 자들이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죽음의 신에게 음식을 바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또한, 악령이 혹시 우리가 사는 곳으로 넘어오더라도 우리에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령과 괴물 분장을 하기 시작했다.

켈트족만의 문화였던 이 축제는 아일랜드 사람들과 함께 미국으로 퍼지고, 11월 1일에 있는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s Day)과 만난다. 크리스마스의 전날을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부르듯, 10월 31일도 할로우 이브 데이로 불렸는데, 이를 줄여 부르다가 지금의 핼러윈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시대와 지역을 옮기며 핼러윈의 풍습은 조금씩 달라졌고, 이 덕에 생긴 재미난 풍습들이 있다.

 

■ Trick or Treat! 핼러윈의 풍습


핼러윈의 가장 대표적인 놀이로는 ‘Trick or Treat(사탕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이 있다고 한다. 귀신 분장을 한 아이들이 동네 집집을 돌아다니면서 “Trick or Treat”을 외치면, 어른들은 사탕 등 달콤한 간식을 나눠주는 놀이이다. 이는 중세 시대, 특별한 날이 오면 가난한 어린아이에게 음식을 나눠주었던 풍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핼러윈 시기가 되면 거미, 유령, 박쥐, 검은 고양이 등으로 집을 으스스하게 꾸민다. 재미있는 건 이 소재들이 전부 죽음이나 불운을 상징한다는 것! 평소 사람들이 꺼리던 요소가 핼러윈과 만나면 즐거움을 더하는 장치가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핼러윈에는 놀이를 핑계로 공공질서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많다. 간혹, 영화에 나왔던 살인마를 모방하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 사람 몇몇은 서양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며 우리나라의 핼러윈 문화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죽은 자를 기리고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 켈트족과 미국만의 것일까?

 

■ 죽음과 삶의 연결


제의를 지내거나 기도를 통해 영혼이 편안하길 바라고, 악귀나 악마를 쫓아내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어느 나라나 죽은 사람을 기리고, 악령을 쫓아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문화는 존재한다는 의미! 대표적으로 멕시코 망자의 날과 한국의 처용무가 있다.

 

멕시코 망자의 날

 


 

핼러윈 데이가 있는 10월 31일을 포함하여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멕시코에서는 ‘망자의 날’을 기념한다. 유네스코 무형 유산으로도 등재된 이날은 죽은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하는 셈파수칠 꽃길을 따라 해골 분장을 한 사람들이 행진하는 문화가 있다.

 

한국의 처용무 

 


통일신라 시대에 자신이 만든 노래와 춤으로 역신을 몰아냈다는 처용의 설화에서 만들어진 궁중 무용이다. 부리부리한 인상의 처용가면을 쓰고, 악귀를 쫓아내기 위한 춤을 춘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핼러윈 데이에 맞춰 처용 설화를 재구성해 꾸민 행사 ‘처용 온 데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핼러윈은 사실 죽음을 두려워하고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산 사람들을 위한 기념일인 것 같다. 죽음에 관한 생각은 누구나 비슷하기 때문에, 한 민족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핼러윈 데이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되니, 다가올 10월 31일이 더욱더 기대되는 것 같다. 나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핼러윈을 보내야지! 
 

[한국강사신문] http://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8995
[경향신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08471?sid=102
[경북일보]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7136
[연합뉴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2761085?sid=104
[연합뉴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1985385?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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