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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교 내신 5등급제,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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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정제영
- 약력 소개
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저서
AI 교육 혁명
교육의 시대

Q. 고교 내신 5등급제란?

현재 고등학교는 9등급제로 내신을 평가하고 있어요. 상위 4%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1등급이 됩니다. 100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4등까지가 1등급이 되는 것이죠. 그 다음 7%까지를 2등급으로 분류합니다. 즉, 11등까지가 2등급이 돼요. 이처럼 1등급 안에 들기 위해서는 과목별로 4등 안에 들어야 하는데, 이건 엄청나게 어려운 경쟁입니다. 이러한 경쟁 시스템이 사교육과 스트레스를 양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5등급제로 전환된다는 것은 시험 점수로만 평가하지 않고, 수행평가처럼 학생들의 활동을 더 반영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등급 간 내 비율을 넓혀줌으로써 교사들이 유연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고요. 5등급제로 바뀌면 10%가 1등급이 됩니다. 9등급제랑 비교하면 대략 2등급까지가 1등급이 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경쟁은 남아 있지만, 이는 대학 입학에서의 변별력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5등급제는 최소한의 변별력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극심한 경쟁을 해소시켜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2. 기존의 고교 내신 9등급제는 무엇이 문제였나요?

학생들 간 극심한 경쟁을 유발도 했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평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교사로서 수업을 진행하고 많은 아이들이 100점을 맞으면 흐뭇해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을 해야만 합니다. 동점자가 발생하면 상위 등급을 받는 게 아닌, 중간 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100명의 아이들 중 50명이 100점을 맞았다면 1등급과 2등급은 한 명도 없고, 모두 3등급을 받게 됩니다. 동점자가 적어야만 등급을 잘 나눌 수 있기에 선생님들은 시험에 '킬러 문항'을 섞어 많은 아이들이 100점을 맞을 수 없도록 시험 문제를 출제해야만 합니다. 아니면 문제를 많이 내서 아이들이 시간 내에 풀지 못하도록 시험을 출제하고는 했죠.

 

사실 교육은 아이들이 제대로 학습했는지를 확인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수업 과정에서 이뤄지는 수행평가를 성적에 반영하기가 어려웠고, 결국은 서열을 가르기 위한 교육이 되어버렸죠.


Q3. 고교 내신 5등급제는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요?

 

1. 자기주도 학습 전략 체화, 익히는 교육
 

2.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관리하는 학습 습관


내신 5등급제로 바뀌면 '학습의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현재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대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내신 대비였습니다. 내신 5등급제로 바뀌면 수업 중에서 이뤄지는 과정 중심 평가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면 '적기교육'이 더 중요해집니다. 미리 예습해서 앞선 과정을 준비하는 것보다 학교 수업 진도에 맞게 최선의 점수를 받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라면 미리 6학년의 내용을 예습하는 것보다 5학년의 과목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느냐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죠. 현재 수준에 맞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가 중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쌓아가는 교육이 훨씬 더 학습에 중요합니다.


Q4. 초등학생은 어떻게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먼저 질문을 드리자면, "자녀가 자기주도학습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자기주도학습은 성인들도 힘들어하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타인에 의해서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적기 교육'으로써 학습의 내용을 배우고, 쌓아가는 과정을 습관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대로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에 따라서 실행해 보고 함께 그 내용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시 목표를 세우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해줘야 합니다. 이것이 내면화 되는 과정이 학습의 습관입니다. 그리고 이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상당 기간을 함께 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학습의 습관, 뼈대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서서히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줄여나가는 방식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전거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잘 타는 아이는 없습니다. 이때 부모는 넘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는 역할입니다. 자전거를 배우고 균형잡기를 익힌 후에 서서히 손을 떼게 됩니다. 이 과정이 자기주도학습의 습관을 내면화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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