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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교육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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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상이 자아낸 가장 아름다운 균열, 여행
조회수 133
전문가 소개
최아름 작가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 저자

김영하 작가는 산문집 《여행의 이유》를 펴내고 한 북토크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실패한 여행은 가장 매끄러운 여행이다”라고. 

모든 것을 다음으로 미뤄둔 채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질 때  나는 이 말을 곱씹는다. 

여행을 앞둔 이가 일상과는 180도 다른, 

근사하고 안락한 시간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기대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뤄지는 순간은 일상에서도, 

여행에서도 아주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일상의 파편을 닮아 있는 우리의 여행을 작가 식으로 말하자면 

언제나 ‘성공한 여행’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 같아도 실수가 끼어들고  착오가 발생하는 것이 일상인데, 

하물며 낯선 나라에서 마주하는 풍경 앞에서 어찌 매끄러운 미소만 지을 수 있으랴. 


바로 그런 생경함에 매료되어 여행가가 되어버린 최아름 작가를 만났다. 

모두가 정해진 답을 요구받던 학창시절, 장래희망란에 ‘여행가’를 기입하던 

어린 최아름은 무언가 알아차렸는지도 모른다. 

답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꺼이 

수많은 오답을 거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이다. 

마침내 체득한 여행의 비밀을 글로 풀어내고 있는 지금. 

그의 조금 특별한 여행 성공담을 들어 보았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최엄지



오늘의 최아름은, 여행하는 작가입니다.

<만나고픈 사람> 코너를 통해 마주앉은 인물들에게 건네는 첫 질문은 대개 최근의 근황에 덧붙인 자기소개이다. 기자는 이미 글이나 방송 등을 통해 그들을 일면 알고 있다 할 수 있지만, 본인의 입을 통해 듣는 쑥스러운 자기소개는 간결한 듯해도 종종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담기기도 해서 꼭 묻곤 한다. 최아름 작가의 자기소개는 그동안 들었던 것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제 자기소개를 명확하게 전달하기가 조금 어려운데요, 하나의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어서요. 오늘은 아빠와의 유럽여행기가 담긴 여행에세이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라는 책으로 <앤써>를 만나게 되었으니, 에세이 작가라고 소개해야겠어요. 이밖에도 저는 문화콘텐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모 대학의 HK연구교수로 유휴공간을 ‘카페 씨네필 & 영화관 풋잠’이라는 문화공간으로 재생하였고, 현재 그곳에 운영진 겸 기획자로도 몸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앞으로 더해질 역할도 있을 테고, 또 이중에서 사라질 역할도 있을 테죠.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 결국 어떤 일로써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대표적인 소개가 달라지고 있어요(웃음).”

그의 말마따나 일을 하는 공간도, 임하는 마음가짐도 모두 다르게 세팅될 수밖에 없는 이력들을 들으면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실험적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요구받는 일들이라는 것. 더욱이 시간차를 두고 자신의 역할을 스위치하는 것도 아니라서 남다른 에너지와 동기가 필요할 터, 지금의 소개를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주로 여행에서 그런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세상에 이런 것도 있네, 그럼 나는 이런 걸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영감들이 피어나죠.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일상을 여행자의 관점으로 즐겨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매일 가던 길이라도 한 번쯤 다른 골목으로 세보고, 빠르게 옮겼던 걸음을 늦춰보면서 말이죠. 그러면 멀리에도 가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이 되더라고요. 출퇴근길 지하철 사람들이나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요. 그 틈으로 낯선 곳인 양 스며드는 감정들이 있죠.”

하지만 우리네 삶은 쉬이 여행을 꿈꾸기에도,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볼 여유도 없는 날이 더욱 많다. 서른 무렵, 최아름 작가가 아빠와 함께 돌연 유럽여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이와 비슷했다. 할머니의 갑작스런 부재와 처음으로 숨죽이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최아름 작가는 결심한다. 아빠에게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서, 삶을 다시금 여행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겠노라고 말이다. 그러나 다 큰 딸이 엄마도 아닌 아빠랑 다름 아닌 유럽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응원보다는 걱정과 염려의 시선이 이어졌단다. 실제로 여행을 다니는 동안에도 딸이 보호자를 자처하는 부녀지간의 여행에 남다른 관심을 받기 일쑤였다고.

“그동안의 저는 혼자 다니는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었어요. 동행자가 있어도 보통 또래이기 마련이었는데 난생처음 혼자서만 아빠를 모시고 다니는 게 솔직히 어려웠죠. 일단 아빠는 저녁에 잠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는 편이고, 저는 밤부터 새벽에 활발한 편이거든요. 아무리 아빠를 위한 여행이었다고는 해도 종종 젊은 취향을 만끽할만한 곳도 가보고 싶다는 제 욕구와 갈등도 있었고요. 그리고 한식(웃음)! 한식을 향한 어른들의 향수가 저희 아빠에게도 강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왕이면 새로운 나라의 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접했으면 하는 바람에 라면만 겨우 허락하고…(웃음). 이제와 돌이켜보면 제가 좀 너무했나 싶기도 해요. 사실 아빠 입장에서는 낯선 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걸 간과한 셈이니까요. 아무리 여유를 부리고 느슨하게 일정을 짜도 아빠에겐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날들이 많다는 걸 저도 떠나고 나서야 깨달았죠.” 

아빠를 좀 더 헤아려볼 걸, 하루라도 젊은 아빠의 모습을 사진으로 더 남겨둘 걸, 그리고 한식을 더 사드릴 걸. 아빠와의 오붓한(?) 여행을 감행한지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여전히 짠한 마음들로 가득하다는 최아름 작가. 여행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 셈인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처음부터 기록을 계획하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어요. 단지 아빠가 홀로 슬픔을 삼키지 않도록 저만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싶을 뿐이었죠. 그동안 아빠가 일궈온 치열하고 긴 삶에 잠시나마 휴식을 만들어드리면 어떨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막상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아빠가 자꾸 만 그 시간들을 까먹으시는 거예요(웃음). 아무래도 휘발되는 감정들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오래오래 간직하면서 저희가 어떤 시간을 함께 했는지 상기시켜드리고 싶었어요. 꼭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정리를 한 번 해야겠다 결심했죠. 마침 지인들에게도 여행 후기를 전할 때마다 떠날 때와 달리 ‘나도 아빠랑 여행을 가보고 싶다’라고 관심 있게 들어주는 분들이 많았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지난 여행을 더듬으며 집필을 시작했어요.”

최 작가는 그동안엔 주로 가이드북 저자로서 자신만의 관심사와 취향을 점검하면서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가 뭘까를 고민했는데, 이번 에세이에서는 아빠라는 개인에 대해 써야하는 게 큰 산이었다고 밝혔다. 책을 읽은 뒤 아빠가 혹시라도 상처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몇 번이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한 페이지씩 채워나갔다고.  

“아빠는 자신의 이야기가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되는 것이 낯설 수 있잖아요. 또 저 역시 당시의 제 감정이 아빠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게 어색하기도 했고요. 아빠가 오해할까 봐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아빠에게도 여행에 대한 감상을 부탁했어요. 한두 줄이라도 괜찮으니 일단 기억을 불러와보라고 가볍게 권유했죠. 처음엔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셨는데 나중에 들어본 엄마 말로는, 아빠가 한동안 밤마다 돋보기를 끼고 뭔가를 열심히 썼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도 중간 중간 인터뷰를 하면서 아빠의 글쓰기에 도움을 드렸죠. 차츰 저 못지않게 솔직한 글을 써내려가서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이렇게 저의 작업과 아버지의 작업이 함께 이루어지다보니 출판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또 제가 오랜 시간 박사논문을 쓰면서 조금 더 미뤄진 것도 있고요. 논문을 마친 후에야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는데, 마침내 좋은 인연이 닿았죠. 되짚어보니 5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 흘러버렸네요.”

평소 글을 쓰거나 배워본 적 없는 아버지는 자신의 글이 딸의 책에 작은 오점이라도 될까봐 염려스런 마음이 컸으리라.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이렇게나 생생하고 담백한 글을 완성해냈다.

「우리의 여행,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잘 다녀올 수 있겠지? 딸은 피곤한지 아주 잘 잔다. 첫 유럽여행을 큰딸과 단둘이, 배낭여행으로 가는 게 설레는 한편 두렵다. 아픈 허리도 신경 쓰이고. 아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 딸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침착하자, 긴장하지 말고, 든든한 딸이 옆에 있으니, 딸만 믿고 다니자.」

프라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아버지의 글에선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긴장, 그리고 어느새 몰라보게 자란 딸에 대한 믿음이 두루 섞여 있다. 밤하늘을 유영하는 비행기 안에서 딸을 바라보며 잠 못 드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분명 이런 것일 터. 한 챕터 당 한두 꼭지 정도로 등장하는 아버지표 짧은 에세이는 꼭 별사탕처럼 반가웠고, 읽는 이의 마음을 밝게 만들어주었다.


"이 세상 많은 아빠와 딸들이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바라며. 

여행을 떠날 예정인 아빠와 딸들의  여행길을 응원해본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꾼으로 나이 들어갈까

체코와 슬로베니아,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장장 18일에 달하는 여행이었다. 최아름 작가는 그 시간 동안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믿어주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가지를 씌우려는 식당 종업원과 다툴 때에도, 꼭 보고 싶던 호숫가에서 야속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맞을 때에도, 심지어 계속되는 폭염에 아빠와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길을 찾을 때에도 말이다.

“아빠가 낯선 곳에서 저를 보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볼 때 저도 이 여행을 떠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자식이 얼마큼 자라고 성장했는지 부모님에게 직접적으로 보여드릴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늘 우리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니까요. 하지만 여행지에서 저는 더는 아빠의 기억 속 키 작은 딸이 아니었던 거죠. 동시에 저를 보면서 자신의 나이듦을 체감했는지 자주 울컥하시더라고요. 이 여행이 아빠에게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쉽고 쓸쓸한 한편, 이만하면 좋은 인생이라고 딸을 잘 키워낸 보람까지 두루 느낄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어요.”

여행을 다녀온 뒤 최 작가의 아버지는 곧바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운동이란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게 인지상정이건만, 아직까지도 매일 제 시간에 맞춰 운동을 나가고 주말에도 헬스장을 두드릴 만큼 오랜 습관으로 자리 잡았단다. 예전에는 그렇게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해도 끄덕 않던 분인데, 자신과의 여행이 꽤 큰 자극이긴 했나보다 라며 최 작가는 미소 지었다. 어느새 동년배 중에서 남다른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아버지. 지난 여행이 남긴 가장 큰 수확인 셈이었다. 한편 최 작가에게는 여행 후 어떤 일상이 이어졌을까.

“정작 제게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어요. 어떤 여행에서도 늘 뭔가 달라질 내 모습을 기대하지만 사실 막상 돌아오면 원래의 일상으로 스며들기 바쁘잖아요. 다만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아빠면 아빠, 엄마면 엄마, 할머니면 할머니.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그 자체로만 상대를 인지했다면 이제는 그분들 각각의 고유한 삶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더라고요. 아빠와 같이 여행을 하면서 소년 아빠, 청년 아빠, 노인 아빠 등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삶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게 된 덕분일까요? 요즘은 어쩌다 노인 분들이랑 잠깐의 대화할 기회만 생기면 유심히 귀 기울이게 돼요. 저마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셔서 감탄하곤 하죠. 모두 자신이 살아온 만큼 이야기꾼이 되는 것 같아요.”

인생이 곧 한 권의 책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최아름 작가. 현재의 그는 프라하 이야기꾼 정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프라하 가이드북을 펴낼 만큼 체코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그곳에서 맺은 깊은 인연에 대해 들어보았다.   

“체코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건 바로 아빠와 다녀온 여행에서인데요. 정말로 시간이 많이 흘러버려서 올 겨울에 다시 찾아갈 예정이에요. 학부시절 때 체코어과를 전공하면서 어학연수로 시작된 여행이 훗날 대사관 인턴으로도 이어졌어요. 1년 반 정도 살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되었죠. 사실 아주 어렸을 때는 바이올린을 진지하게 배웠다가 가정형편 상 그만두어야 했는데, 음악성 높은 체코와의 인연이 거듭되면서 가슴에 남아 있는 꿈을 취미로나마 실현시킬 수 있겠다는 기대가 이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바이올린 교습을 통해 현지인들과 우정을 쌓기도 했고요. 특히 헬렌과 이르카 부부를 만나 마을의 작은 펍이나 교회 등의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던 순간은 잊지 못할 거예요. 두 분은 제게 체코의 엄마아빠 같은 존재죠.” 

최 작가는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도 몇 개월 살 기회가 있었지만 체코처럼 진한 애착이 더해지는 나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걸 바로 운명이라 부르는 걸까.

“사실 여행이란, 갈 때마다 새로운 기억의 층위를 새기는 일 같아요. 언제, 어디를 누구와 함께인지에 따라 모든 추억이 다르게 기록되니까요.”

무엇이든 되기 위한, 나에게로의 여행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는 자들은 마음에 저마다 맑은 호수를 하나씩 품고 있을 것 같다. 그곳에 푸른 하늘을 비추면서 여기와 저기의 경계를 지우고 기꺼이 세상 속으로 날아가고 마는 그들. 여행자들은 무엇을 스승으로 삼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어렸을 적 여행 에세이를 보며 먼저 떠나간 사람들을 동경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고, 제가 그들과 똑같이 살아갈 수는 없다는 간극을 일찍이 느꼈던 것 같아요. 나는 나의 삶을 가꾸고 나로서 살아가는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또 생각해보면 한 명의 사람을 멘토로 두기 보다는,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여행지라던가 평범한 삶에서 만나는 숱한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깨달음이 더 큰 것 같기도 해요. 우리의 삶은 너무 다채롭고 다양하잖아요. 심지어는 어떤 사건이나 생명력이 없는 존재를 보면서도 삶의 의미를 얻고 마음을 다잡기도 하죠.”

여행하지 않을 때에는 평범한 30대 직장인과 다름없다는 최아름 작가. 앞으로도 그의 여행기를 글로만 만나보게 될 나로서는 최 작가가 여행지에서 얼마나 반짝이는 눈을 지녔을지 직접 볼 수 없어 아쉽다. 또 한 번 새로운 여행을 도모할 그를 배웅하기에 앞서,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 꼭 최 작가의 어린 날처럼,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탐구해나갈 청소년들의 갈증을 해소할 만한 조언이 돌아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 대해 계속 질문해보면 좋겠어요. 제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니 하나하나 제가 좋아하는 걸 쫓아서 움직였더라고요. 꼭 백퍼센트가 아니라도, 돌고 돌아서라도 하고 싶은 걸 해내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게 보이더군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할 수 있다면, 훗날 어떻게든 그 모습에 가닿아 있을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에도 자기소개로 첫 수업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알아가는 훈련을 시키는 편이에요.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또렷하게 알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어떤 직업을 가져야지 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더욱이 이제는 하나의 직업으로 자신을 정의하는 게 무의미한 시대잖아요. 저도 30대를 거쳐 40대에 접어들면 또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될 거예요.” 


- 출처: 교육매거진 <앤써> http://www.answer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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