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급 문제는 곧 잘 풀어도 고난도 문제가 나오면 아예 손을 대지 못하는 아이는 왜 그런 걸까요?
이 문제에 대해 수많은 교육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하는 답이 있습니다.
“개념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개념이 중요하다’, ‘교과서 개념을 확실히 익혀라’ 등의 조언이 많이 들어본 뻔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개념’이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뜬구름을 잡는 소리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념’에 대한 조언을 무시하면 아이는 결코 고난도 문제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전문가들이 말하는 ‘개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전문가들이 말하는 ‘개념’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를 활용해서 고난도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문제를 풀 줄 아는 것과 개념을 아는 것은 다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문제집을 잘 풀면 당연히 개념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문제를 풀 줄 아는 건 개념보다는 스킬에 가깝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분수의 크기 비교 문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이는 분수가 무엇인지, 3은 2보다 큰 수인데 왜 이 보다 큰지에 대한 개념을 몰라도 ‘아래 숫자(분모)가 작으면 더 큰 수이다’라는 스킬만으로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수의 정의와 크기 비교 방법에 대한 개념을 다지지 않고 오로지 문제 유형별 스킬만 익힌다면 고난도 문제는 절대로 풀 수 없습니다.
고난도 문제란 여러 개의 개념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스킬만 훈련한 아이는 문제 유형을 살짝만 비틀어도 손도 대지 못하고 쩔쩔매게 됩니다. 문제를 푸는 해결 방법을 발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해설지를 보거나, 선생님이 알려 주면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풀이 과정만 외우려 합니다. 결국 문제 푸는 스킬만 늘어날 뿐 사고력은 하나도 늘지 않는 비효율적인 학습 루트를 밟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념이 잘 잡힌 아이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첫째, 배운 개념을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눈으로 쓱 보고 아는 건 진짜 아는 게 아니라 어렴풋이 아는 것입니다. 분수란 무엇인지, 1/2이 무엇인지 배운 개념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문제를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 예를 들어 1/2+1/3=2/5(x)로 풀면 왜 안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문제 해결 방법을 금방 생각해냅니다. 고난도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는 것이죠.
2. 고난도 문제 풀이를 위한 개념 학습 방법은?
다음으로 우리 아이가 개념을 얼렁뚱땅 넘기지 않도록 지도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원이나 수강하는 인터넷 강의 진도가 너무 빠른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도를 빼고 있다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개념을 익히고 문제 풀이 스킬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특강이라는 명목하에 매일 한 단원씩 진도를 쭉쭉 뺀다면 머릿속에 개념이 남아 있을 여유가 있을까요? 모든 것은 과유불급입니다. 수능이 급한 고등학생이 아니고서야 빠른 속도로 진도를 빼고 돌리는 과정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학습한 단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다음 단원에서도 그 느낌 그대로 ‘잘 알 만큼’ 공부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또는 중학년이라면 입으로 배운 개념을 설명해 보도록 공부시킬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하는 설명을 다 알아 듣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들어주는 역할만 하면 됩니다. 말로 설명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이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3. 그 외 고난도 문제를 잘 푸는 팁은?
고난도 문제 풀이에 적절한 선행 학습은 큰 도움이 됩니다. 어렵고 복잡한 계산도 선행에서 배운 공식을 적용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교육청 영재 선발 시험에서도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여러 가지 공식을 적용하면 제한 시간 내에 문제를 빨리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대부분의 아이는 선행학습을 할 때 기초문제집에 있는 초·중급 문제만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난도 문제까지 풀어도 괜찮습니다. 고난도 문제는 많이 보면서 익숙해질수록 적응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고난도 문제는 많이 도전해 볼수록 다다익선입니다.
지금까지 아이가 고난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유, 고난도 문제 풀이를 위한 개념 학습법, 그 외 팁을 소개했습니다.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대답이 되었길 바라며 아이의 학습 방법을 교정하여 고난도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성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