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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등 자기주도학습,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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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이성종
- 약력소개
현직 초등교사
영재학급 운영 및 강사활동

- 주요저서
<초등 6년이 아이 인생을 결정한다>
<초등 자기 주도 공부법>

 

초등 자기주도학습의 최적 시기는 언제일까요?

 

정답은 ‘아이마다 다르다’입니다. 모든 아이에게 해당하는 적정 시기는 없지만 내 아이의 최적 시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게 언제인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부모 이상으로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바쁘고 무심한 부모라도 아이에 관해서라면 그 누구보다 훨씬 잘 압니다. 그래서 내 아이의 최적 시기는 부모인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개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6개월이지만 모든 아이에게 적기는 아닙니다. 이른둥이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거나 아픈 아이라면 시기와 방법을 조정해야 합니다. 자기주도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르면 5학년, 늦어도 6학년 2학기에 시도하기를 추천하지만 아이마다 다릅니다. 2학년에 시작해도 충분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중학생이 되어도 벅찬 아이가 있습니다. 똘똘하고 빠른 아이라면 3~4학년에 시작해도 되지만, 5~6학년이라도 버거운 아이라면 아직은 아닙니다. 또 초등학생 시기를 지났다 해도 괜찮습니다. 중학생이라도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는 꽤 오랫동안 공부하게 될 것이고, 어떤 아이들은 평생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늦어도 제대로 시작하고 다져간다면 한두 해 늦는 것쯤은 문제가 아닙니다.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볼 만한 기준을 소개합니다. 해당하는 항목이 많을수록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전체 15개 항목 중 8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하나씩 시도해봐도 괜찮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초등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은 완성이 목표가 아니라 시작과 경험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점검 항목에 턱없이 부족하다면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나씩 애써주세요. 대신해주고 하나하나 일러주고 도와주고 간섭하는 부모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주세요.

 

 

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성숙합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점을 인정해주세요. 느린 아이는 부모가 신경 써서 앞에서 끌어당기고 뒤에서 밀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떠민 적 없는데도 훌쩍 자라는 아이를 늦추기는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는 아이가 선택한 것이 아니며,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어른의 지시에 곧장 이유를 따져 묻고,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현실적이며, 어른의 세계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늦게 배워도 될 어른의 말과 행동을 이르게 시작하는 아이를 보면 아슬아슬한 기분이 듭니다. 순수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유튜브도 못 보게 하고 게임도 차단하고 품 안에 넣어 다니려 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빠른 아이일수록 또래 문화, 아이돌 문화, 어른의 문화에 더 일찍, 더 강력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심리적인 성장을 부추기는 2차 성징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3학년 때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고 5학년 때 초경을 경험하는 딸아이를 보며 걱정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음란물을 처음 접하는 학년이 눈에 띄게 낮아져 초등학교에서는 당연한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에는 아이돌에 푹 빠져 용돈을 쏟아붓고 화장품을 하나둘 사 모았던 때가 중학생 시기였다면, 지금은 이 모든 과정을 초등학생 때 겪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혼란스럽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떤 상황에서든 밝은 면을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녀 교육처럼 끝없는 터널이 없습니다.) 부모가 감당하기 버거운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를 어둡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면 끝이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순수함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되, 요즘 아이들의 속도를 자기주도학습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언제나 조금 더 성숙한 존재, 어른스러운 존재, 스스로 할 수 있는 존재로 인정받고 대접받길 원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자기주도학습은 수월해집니다.

 

벌써 어른인 양 잘난 척할 거면 공부도 어른 방식으로 해보자고 제안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의 성숙함을 공부를 위한 긍정적인 동력으로 써보세요. “이 방식은 평범한 초등학생이라면 힘들고 어려울 수 있겠지만, 너는 워낙 성숙하고 탁월하니 한번 시도해보자”라며 아이의 충만한 사춘기 정신을 자극할수록 성공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또 하나, 요즘 초등학생의 공부 시간 역시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가 고등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했던 대학 입시 수준의 공부량을 초등학생 때부터 감당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영어 학원의 하루 숙제량은 한두 시간을 꼬박 들여도 겨우 해낼 만큼 많습니다. 부모 세대가 빠르면 중학생, 늦으면 고등학생 때 할 수 있었던 자기주도학습을 초등학생 때 시도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정도로 공부량이 늘어나 있고 공부하는 습관이 이미 어느 정도 잡혀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학습, 그까짓 거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아이 반응에 “원래 중학생은 되어야 가능하다던데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라며 부추겨주세요. 어떻게 시작하고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시작해주세요. 부모가 나를 믿고 인정한다고 느끼는 순간, 떠밀지 않아도 아이는 앞장서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진심으로 믿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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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출처: 비상교육 학부모 커뮤니티 맘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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