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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등학교 입학 후 부모님이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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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김수현
- 약력소개
초등교사

- 주요저서
<듣는 독서로 완성하는 아이의 공부 내공>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학교 입학 준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등교 개학이 시작되었다고는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생활이 이전과는 같지 않기에 학부모님들의 염려가 크실 것 같습니다.  특히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친구는 잘 사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걱정이 되시겠지요.

 

보편적으로, 대부분의 아이는 새로운 환경으로 자신의 한 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데 성공합니다. 새로 만난 선생님도, 처음 만나는 친구들도, 눈에 익지 않았던 교문과 운동장, 교실과 내 자리도 이제는 익숙해집니다. 아이는 학교가 즐겁고 배움이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고로 무서운 벌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의 매일이 항상 완벽한 천국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교실은 나와는 비슷한 듯, 그러나 결코 ‘같지는 않은’ 서른여 명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여덟 살 인생이긴 하나 아이들은 서로 다른 결의 삶을 살다가 한 교실에서 만났습니다. 일단 아이들이 본디 가진 기질과 성격이 각기 다릅니다. 또 부모의 양육스타일, 가정의 분위기가 다릅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거쳐 온 교육기관도 다르지요. 영어유치원을 다녔던 친구, 몬테소리 유치원을 다녔던 친구, 숲 유치원, 체육 중심 유치원. 그리고 홈스쿨을 하다가 학교에 온 친구도 있지요.

 

이렇게 아이들이 처한 각기 다른 상황은 하나의 공간인 교실에서 만났을 때, 간혹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느 교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아주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모두가 종종 겪는 이 트러블을 잘 이겨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 많은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친구들과의 관계’. 이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느 부분까지 부모가 개입해서 친구와의 트러블을 해결해 줄 것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맞는지, 어느 선 이상이어야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고 알려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일단은, 지금부터 꾸준히 자녀의 ‘의사소통능력 향상’에 힘써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 감정을 상황에 맞는 적당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교실에서는 각종 트러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항상 그 트러블에 걸려 넘어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트러블 상황이 닥쳐도 수월하게 대처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후자의 아이들은 의사소통능력이 훌륭한 아이들입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나는 지금 너 때문에 불편하다’, ‘나는 현재 네 이런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았다.’라고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 자신이 다른 친구들에게 실수를 했을 때에는 ‘정말 미안해’라고, 친구의 도움을 받았을 때에는 머뭇거리지 않고 ‘친구야 고마워.’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에 인색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이의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제일 첫 단계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학습적인 분야에도 더러 고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과목별로 문제집은 몇 권 이상을 풀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아이의 성적에도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니까요. 특히 1학년 1학기가 ‘적응’ 중심의 시간이었다면, 1학년 2학기는 적응을 넘어서 뭔가의 ‘성취’를 기대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학교에 따라서 다르지만 1학년 2학기부터는 받아쓰기와 간단한 쪽지시험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2학년은 평가 중심의 학년기가 아닙니다. 그러니 시험결과가 곧장 학업성취도라고 판단할 필요도 없고, 생활기록부에 모든 내용이 기록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간단한 쪽지시험조차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학부모의 마음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1학년 시기에는 아이의 수준을 소위 좀 더 '레벨 업' 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아이가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적당한 학습량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어려운 문제도 너끈히 풀어내거나, 반대로 아무리 설명해 줘도 이해하지 못한다 해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수학익힘책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아이가 즐겁게 즐길 정도의 학습량을 지켜주세요. 물론 즐길 정도의 학습량은 아이마다 다르겠지요. 그렇다고 그 양의 차이로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는 즐거운 일이고, 재미있게 배우는 일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것을 아이가 1학년 시기에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최고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반면, 독서는 조금 욕심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1학년 시기에 그림책을 많이 읽어 두면, 그것들이 아이의 머릿속 책장에 켜켜이 쌓여서 언제든지 꺼내어 쓸 수 있는 보물창고가 됩니다. 나만이 가지는 내 머릿속, 마음속 보물창고는 아이가 세상을 보는 남다른 통찰력과 안목을 저절로 키워줍니다. 두둑한 배경지식은 보너스로 얻어가겠지요. 아이가 책읽기를 싫어한다고요? 그럼 읽어주세요. 혼자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는 물론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아이에게도,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 속 문장들은 아이에게 가장 달콤한 시간이 될테니까요.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이전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전처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부모님들이 아무 걱정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실 수 있도록,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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