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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다운 게 뭔지 모를 땐 일단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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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개
박요철 작가
박요철 작가 <스몰 스텝> 저자

요즘 책이나 광고를 통해 ‘나답다’, ‘자기답다’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나답게’ 사는 것에 열중하게 됐을까. 사실 그동안 우리가 받아온 교육은 남들이 하는 만큼, 

정해진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었다.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에 가는 것만이 공부의 유일한 목적이라 

믿으며 살았지만, 결국 남은 건 갈 길을 잃은 ‘나’ 뿐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내가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나답게 사는 방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몰 스텝>의 저자 박요철 작가도 그중 한사람으로서 꾸준히 길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Written by 전민서  Photo by 이수연




스몰 스텝을 시작하다


사람들이 스티브잡스나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제품도 중요하지만 스티브잡스의 옷차림, 연설 등 그 사람만이 가진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애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회로기판까지 디자인한다고 하니, 눈에 보이는 곳은 얼마나 더 신경 쓰겠어요? 맥이 꺼질 때 LED 등이 깜빡깜빡하는 게 사람이 숨 쉬는 걸 표현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브랜드 매거진에서 일하다가 얼마 전 회사를 나와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어요. 소규모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마케팅 전략, SNS 운영 콘텐츠를 만드는 등 전반적인 브랜딩을 돕는 일이죠. 개인적으로는 ‘브랜드 스토리 파인더’라고 얘기해요. 작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서 소개할 때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거든요.”

박요철 작가는 오래전부터 브랜드와 관련한 일을 했다. 여기서부터 그와 스몰 스텝의 인연은 시작된다. 그는 일을 하면서 ‘좋은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됐다. 그리고 ‘좋은 브랜드 뒤에는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창업자나 일하는 사람들이 나름의 철학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 드러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다음은 자연스레 ‘좋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일하는가’에 집중했고, ‘스몰 스텝’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고, 좋아하는 앨범을 매일 듣는 것과 같은 작은 실천들이 삶에 큰 도움이 된 셈이다.

“사람도 일종의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손석희, 유재석 같은 유명한 사람뿐 아니라 골목에서 분식집을 하더라도 개성 있고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거죠. 생각해보면 그 핵심에는 자기다움, 곧 나다움이라는 요소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나답게 일하고, 나답게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좋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결과에 이르렀고, 그럼 ‘나는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긴 고민의 답은 뭐였을까. 그는 편안한 표정으로 의외로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가장 나다울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잘하는 일을 하고, 행복한 일을 할 때라고. 그러나 그게 꼭 큰일이어야만 할까. 박요철 작가는 매일 책 읽고, 산책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그는 매일 작은 일들을 반복해서 실천해보기로 했다.

 


박요철 작가의 스몰 스텝


박 작가는 매일 물 5잔 마시기, 하루 한 편 시 읽기, 한 사람과 10분 이상 진지하게 얘기하기 등 약 30가지의 스몰 스텝을 실천하고 있다. 리스트에 그림 그리기도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삭제했고, 하루 5분 스쿼트는 생각보다 힘들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스몰 스텝 리스트는 언제나 뺄 수도, 더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스스로 부담이 되거나, 힘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아무리 맛있는 산해진미를 준다고 해도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는 매운 떡볶이가 최고이듯 말이다.


Step 01 | 하루 세 줄 쓰기 그가 처음 시작한 스몰 스텝은 ‘하루 세 줄 쓰기’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첫 줄에는 전날 가장 안 좋았던 일을 쓰고, 둘째 줄에는 가장 행복했던 일을 쓰고, 마지막 줄에는 오늘의 다짐을 쓰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일본의 한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적는 차트처럼 자신의 하루를 정리해보자는 의미에서 처음 제안했다. 사실 세 줄 쓰기는 일기와 별다를 것이 없지만, 박 작가의 세 줄 쓰기는 그 목적이 달랐다. 기록을 남기는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끌리는 일이 뭔지 발견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지금은 2~3년간의 세 줄이 쌓였고, 그는 비로소 가장 행복한 순간과 힘든 순간을 똑바로 마주하게 됐다. 세 줄 쓰기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하나씩 발견해 그 리스트를 늘려 가는 것.


Step 02 | 산책하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몰 스텝 중 하나는 ‘산책하기’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씩 산책을 하면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걷다 보면 책상에서는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른 적이 많다고 했다. 걸으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선곡해 듣는 것도 그에게는 큰 행복이다. 


Step 03 | 팟캐스트 듣기 팟캐스트는 그의 출퇴근길 친구이자,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드라마, 영화, 책, 역사 등 10여 종의 팟캐스트를 듣는 그는 최근에 듣기 시작했다는 수포자들을 위한 팟캐스트를 소개했다. <적분이 콩나물을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돼?>라는 일명 ‘적콩무’다. ‘수학이 그렇게 재미없고 힘든 과목이기만 했을까’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수학과 인생 얘기를 한다고 하는데, 수포자 중 한 명인 기자에게도 무척이나 흥미로운 주제다. 이미 유명한 팟캐스트인 <지대넓얕>은 다양한 인문학적 얘기를 쉽고 간편하게 하면서도 결코 수준이 낮지 않아 추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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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스몰 스텝 리스트  만드는 TIP


일단 가장 쉽고,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듣지만 말고 하루 한 곡씩 선곡을 해보세요. 책도 마찬가지로 매일 읽고 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 이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이 누구나 2~3가지는 있을 거예요. 그 후에 자기한테 맞는 걸로 늘려 가면 좋겠어요. 일주일 이상 실천이 안 되면 과감하게 빼고, 본인이 끌리는 것들을 찾아서 조금씩 시도해보세요. 다만. 매일 하면서 기록을 남기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또 하나, 실천하지 못했을 때는 ‘X’ 표시를 하지 말고 빈칸으로 남겨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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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삶에 가까워지다


스몰 스텝은 실제로 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기자의 질문의 그는 막힘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첫 번째로 그가 꼽은 변화는 현재 하는 일에도 큰 아이디어를 준다는 것. 어떤 제품에 가장 어울리는 이름을 짓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팟캐스트나 소설, 시를 항상 접하고 외우는 건 그만의 큰 자산이 되는 것이다. 영어로 네이밍을 해야 할 때는 매일 영어 단어를 외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스몰 스텝을 하면서 가족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늘었어요. 날이 좋을 때는 가족과 같이 산책을 하는데, 집 밖으로 나오면 스마트폰을 볼 수가 없잖아요. 집 주변 탄천을 한 바퀴 돌면서 서로 안 하던 얘기도 하게 되고 좋더라고요. 중3 아들은 제가 따로 스몰 스텝을 해보라고 해서 줄넘기나 기타 연주 같은 걸 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는 교환일기를 쓰고 있답니다. 제가 딸에게 궁금하거나 있었던 일을 물으면 딸이 그 옆에답을 써주는 거예요. 매일 하기는 힘들지만 벌써 노트를 세 권째 쓰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아이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아요. 강요하면 스몰 스텝이 아니니까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더라고요.”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만족감에 젖어 뿌듯해하다가도 밥을 먹는 것도, 씻는 것도 귀찮아지는 순간이 있다. 아무리 작은 실천이라도 매일 하다 보면 으레 부담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며칠 전에도 일하다가 슬럼프가 온 적이 있어요. 일이 늘어나면서 내 능력에 맞나 회의가 왔죠. 예전 같으면 슬럼프가 오래 갔을 텐데 요즘은 예전에 썼던 세 줄 일기를 보면서 용기를 얻어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까 내가 잘 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게 해주거든요. 또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슬럼프 때문에 스몰 스텝 플래너가 2주 동안 비어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빈칸들이 내 삶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더라고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이보다 스몰 스텝과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박요철 작가는 스몰 스텝의 가장 큰 의의를 작은 성취의 경험을 하게 해주는 거라고 했다. 뇌과학 이론에 의하면 사람의 뇌는 단순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와 아침에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의 성취감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자, 그럼 이제 선택을 할 때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당장 짐을 싸 선수촌에 들어가는 것과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 중, 당신은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하겠는가. 


"스몰 스텝 리스트는 언제나 뺄 수도, 더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스스로 부담이 되거나, 힘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아무리 맛있는 산해진미를 준다고 해도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데는 매운 떡볶이가 최고이듯 말이다."


- 출처: 교육매거진 <앤써> http://www.answer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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